7월 7일 우리 세 가족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하여 이 곳 뉴욕에 도착했다.
앞으로 2년 간 내 MBA 생활을 시작하는 첫 걸음을 드디어 시작한 것이다.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것 두 가지는 한 살짜리 수인이가 14시간 비행을 잘 견딜 수 있을 것인가와 뉴욕에 도착해서 4개의 이민가방과 2개의 캐리어가방 그리고 등에 짊어진 백팩과 아기용 물품을 무사히 숙소인 호텔까지 이동시킬 수 있을 것인가 였다.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수인이는 14시간을 잘 버텨 주었다. 물론 대한항공에서 준비해 준 베시넷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고, 친절한 스튜어디스 누나가 나와 아내가 식사할 때 수인이를 안아주는 특별한 배려를 해 줘서 비행은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다.
JFK 공항에 도착해서 $5짜리 카트 두 개를 뽑아서 무사히 짐을 다 실어서 미리 예약해 둔 Hertz 렌트카 지점으로 갔다. 그런데 미리 예약해 둔 Mid size Car로는 우리의 짐을 다 실을 수가 없어서 업그레이드를 해야만 했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이 장착된 차량은 그 수량이 제한되어 있어서 남아있는 2개 중에 하나의 SUV 차량으로 빌려서 도로를 나섰다. 그런데 네비게이션이 작동을 안 하는 불상사가 발생하고 말았다. 11시가 넘은 밤 중에 네비게이션 없이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롱아일랜드 호텔을 방문하는 것은 불가능 했기 때문에 다시 Hertz로 돌아가야만 했다. 한 매니져가 와서 마지막 남은 아주 큰 Mercedez 차량으로 변경을 해 줬고 네비게이션이 고장난 것에 대한 보상으로 다행히 upgrade 비용도 저렴하게 해 주었다.
그런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갑자기 폭우가 퍼붓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출발하기 전에 뉴욕에 폭염주의보가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폭우라니... 정신없이 차를 받아서 운전을 시작하였기에 차의 상세한 작동방법을 익히지 못한 나로서는 와이퍼와 전조등의 위치를 찾고 작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뒷 자리의 수인이는 마구 울어대고 한국의 일반적인 차량과는 다른 곳에 위치한 기어변속기와 작동 키들이 쉴새 없이 내리는 빗방울 속에 찾을 수가 없었다. 아마 앞으로 미국 생활을 정신 똑바로 차리고 하라는 하느님의 메세지 같기도 했다.
070812
우리 가족이 7/7~12일 약 6일간 머무른 호텔은 Residence Inn Plainview Long Island 호텔이다. 매리어트 계열의 레지던스 호텔인데 내가 그 동안 수없이 묵었던 매리어트 계열의 호텔들과는 달리 청결상태가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수인이는 시차를 극복하기 힘들었는지 새벽에 많이 보챘고 나와 아내도 그런 수인이를 달래느라 잠을 제대로 들 수가 없었다. 무엇보다도 옆 방 사람들이 수인이가 소리지르는 소리에 깰까봐 걱정이 되었다.
일요일인 8일에는 대학교 선배이자 MBA 선배인 장 유 형님께 연락을 드렸다. 형님네 가족과 On the Boader 멕시칸 레스토랑에 갔는데 아내가 한국에서도 많이 좋아하는 곳이다. 한국에서 같이 간다간다하고 못 갔던 곳이라서 약속 장소가 더더욱 반가웠다. 나와 아내는 미국에서 갤럭시S3를 구입할 계획인데 아직 Verizon이 출시를 안 했다고 해서 핸드폰이 없이 한국에서 가져온 핸드폰을 Wi-Fi가 되는 지역에서만 부분적으로 활용을 하다보니 불편한 점이 많았다.
장 유 형님은 내가 MBA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물론 내가 대학교를 다닐 때 이미 형은 MBA 합격을 해서 코넬로의 입학을 준비 중이었고, 내가 회사에 입사해서 채용을 위해서 코넬에 방문했을 때도 반갑게 맞아주었던 기억이 난다. 이런 형의 모습은 내게 많은 영향을 주었고, 내가 MBA를 꿈꾸고 준비하는데도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이렇게 사람은 다른 사람의 발자취를 통해서 영향을 받는다. 나도 나의 후배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는 선배가 되고 싶다.
070912
월요일 우리는 이곳 저곳을 방문했다. Walmart, Best Buy 그리고 아내가 좋아하는 Babies R Us.
내게 가장 관심이 간 곳은 역시 TV 진열대 였는데 생각보다 VIZIO 제품들이 앞 면에 놓여있고, 샤프의 70인치 제품이 눈에 띄였다. Best Buy에 3D 제품을 시연하는 섹션이 눈에 띄었는데 아쉽게도 우리 회사 제품보다는 LG 제품이 더 소비자가 작동하기 편하고 영상도 실감났다. 제품을 만들 때 최종소비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그 제품을 전시할 때도 그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전시를 해야한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었다.
점심 때는 아내가 좋아하는 빅뱅 이론에 나오는 Cheese Cake Factory 레스토랑에도 들러서 BLT Salad도 먹었다. 양배추를 통째로 그 위에 드레싱을 입힌 샐러드 인데 맛도 있고 몸에도 좋을 것 같았다. 미국 레스토랑의 음식들은 우선 양이 많고, 양념이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 2년 간 적절히 식사량을 조절하고 꾸준히 운동을 하지 않으면 정말 나의 몸체형도 순식간에 바뀔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071012
미국에 나오기 전에 살았던 동탄 우리집 앞에도 '센트럴파크'가 있는데 진짜 센트럴파크에 오니 기분이 남달랐다. 수많은 사람들이 전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도심인 뉴욕의 한 복판에서 가장 여유로운 자세로 잔디위에서 태양빛은 받으면서 한가로이 자연과 함께 하고 있는 모습은 아이러니이면서도 인간이 가장 원하는 건 어쩌면 자연과 하나가 되는게 아닐까 하는 작은 메시지를 전달해 준다. 그래서 나도 아내도 차로 북적이는 맨하탄 거리보다 '센트럴파크'가 훨씬 더 인상적이고 좋았다.
071112
롱아일랜드에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Beach가 있다고 해서 아침부터 짐을 챙겨서 Jones Beach로 향했다. 태양 빛니 내리쬐는 해변가에 우리는 수인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해변을 걸었다.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다양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해변에서 운동을 하거나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수인이가 자는 틈을 타서 우리도 잠시나마 '연애의 기분'을 느껴보았다. 수인이는 하늘이 준 선물이지만 가끔씩은 이렇게 아내와 둘만의 시간을 갖고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 수인이를 튜브에 태워서 같이 물놀이를 하는 건 우리 가족이 할 수 있는 가장 active한 활동 중에 하나이고 모두가 좋아한다. 할머니가 사주신 이쁜 수영복을 입고 물장구를 치는 수인이는 너무나 사랑스럽다.
어렸을 때 나는 우리 가족들과 여름마다 워커힐 수영장에 자주가서 하루 종일 놀곤 했는데 우리 가족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 중에 하나라서 난 이렇게 가족들과 물놀이를 하는 게 참 좋다.
수인이가 호텔 내에서도 가장 어린 손님이라서 어딜가나 사람들이 수인이를 보면 귀엽다고 인사하고 이런 저런 말을 건넨다. 물론 수인이가 짜증내고 울면 밉기도 하지만 정말 이쁜 짓을 할 때면 너무나 사랑스럽다.
071212
지금은 아침 6시 47분..
아내가 새벽까지 짐을 싸고 지금도 이타카로 출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제 정말 약 2년 간의 이타카 생활이 시작되는구나...
멋진 사람들도 많이 만나고
소중한 추억들도 많이 만들고
무엇보다 많이 배우고 느끼고 경험하고 싶다.
Let's kick off Inho's 2years MBA lif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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